영국 문서보관소 당시 서한 공개
1930년대 스코틀랜드 경찰이 ‘네스호의 괴물’의 존재를 믿어 사냥꾼들로부터 이 괴물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7일 스코틀랜드 국립문서보관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930년대에 경찰은 당시 네스호에 괴 생물체가 살고 있다고 확신해 괴물의 존재를 확인해달라고 영국 의회에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스코틀랜드 고위 경찰간부였던 윌리엄 프레이저는 의회에 보낸 문서에서 “네스호에 이상한 생물체가 있다는 사실은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우리 경찰이 이 생물을 보호할 힘을 실제로 가졌는지는 매우 의심스럽다”고 적었다.
프레이저는 문서에서 유명한 사냥꾼인 피터 켄트와 매리언 스털링이 괴물을 특수제작한 작살총으로 포획하기 위해 20명의 경험 많은 사냥꾼을 모았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프레이저의 노력 덕분인지 지역 사냥꾼들의 괴물 생포 계획은 실행에 옮겨지지는 않았다. 대신 호수 주변에 감시인을 두고 사진기를 설치하는 방안 등으로 이 계획은 대체됐다.
스코틀랜드 국립문서보관소의 문헌학자 트리스탬 클라크는 이 서한들은 당시 사람들이 실제로 네스호에 괴생명체가 살았다고 믿었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영국 정부의 냉담한 반응은 괴물의 존재를 믿지 않는 회의론자들 역시 많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네시(네스호의 괴물을 일컫는 별칭)는 스코틀랜드의 아이콘이 됐다”면서 “전설이 계속 이어지면서 스코틀랜드의 정체성의 일부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영국의 BBC방송은 600여차례에 걸쳐 음파탐지 등을 네스호의 구석구석까지 보냈지만 네시의 존재가 어느 곳에서도 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혹시라도 네시를 한번 목격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호기심에 네스호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