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방부의 기밀정보 시스템이 해커의 공격에 노출돼 국가정보 보안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정부 사이버 보안 책임자의 말을 인용해 국가 기밀정보를 다루는 국방부 정보시스템에 외부 해커가 방어체계를 뚫고 침입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국방부 사이버 보안 최고책임자인 조너선 쇼 소장은 퇴직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정부의 기밀정보 시스템이 외부 해커의 공격에 뚫린 사례가 나타나 전면적인 보안 대책 강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파악된 심각한 수준의 해킹 사고 횟수는 많지 않지만 아직 감지하지 못한 해킹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공한 해킹 시도가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영국 국방부는 이에 따라 정보시스템에 대한 보안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일반인 해커를 채용하는 것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쇼 소장은 “기성세대의 방법으로는 갈수록 교묘해지는 해커의 공격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해커들과의 경쟁에서 앞서려면 거리의 청년 해커들까지 보안요원으로 활용하는, 기존 틀을 벗어난 과감한 시도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보기술(IT) 기업인 페이스북이 시행하는 ‘화이트 햇’ 프로그램은 해커를 활용해 정보보안을 강화하는 좋은 사례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자사의 보안 취약성을 발견해 제보하는 해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시스템에 대한 각종 해킹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쇼 소장은 이와 함께 유사시 사이버 공격에 나설 수 있는 사이버 무기 개발 필요성도 강조했다.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자국 기밀정보 시스템에 대한 해킹 공격의 배후로 정부의 지원을 받는 중국과 러시아의 해킹 조직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쇼 소장은 이에 대해 특정 국가를 해킹 배후로 지목할 수는 없지만 중국 등을 설득해 사이버공간에서 국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정부 차원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는 이에 대해 “모든 형태의 해킹 시도에 대비하고 있으며 국가 기밀정보를 다루는 핵심 네트워크는 인터넷과 분리 운영해 보안사고에 대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