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추진중인 긴축 재정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집권 여당 총리와 야당 당수가 팽팽한 대립각을 세웠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25일 재계 조직인 영국산업연맹(CBI) 연례 총회에 참석해 “내가 오늘 답해야 할 질문은 경제성장이 어디로부터 나오고 일자리가 어디로부터 나오느냐는 것”이라면서 “이번 의회 회기와 다음 회기를 거치면서 우리는 영국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앞서 20일 2014년까지 49만개의 공공부문 일자리를 감축하고 복지예산 70억 파운드를 추가로 삭감하는 등 810억 파운드의 정부 지출을 줄이는 초긴축재정을 공개했다. 당연히 이날 총회의 관심은 긴축재정이 과연 경제성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느냐에 집중됐다. 캐머런 총리는 “영국의 미래 경제 성장을 확고히 하기 위한 과학적이고 엄격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재정적자 감축은 영국이 성장을 촉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나아가 다시 번영을 시작하는 더 없는 기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경제에 새로운 역동성을 부여하고 성장과 일자리와 기회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의 사업이 아니라 미래의 보다 큰 사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연간 재정적자가 1천550억 파운드로 국내총생산의 11%가 넘고 국가 채무에 따른 이자가 매년 440억 파운드에 이르기 때문에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없다는 설명이다. 캐머런 총리는 향후 5년간 교통 부문에 300억 파운드를 투자하는 것을 포함한 모두 2천억 파운드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그러나 뒤이어 연설에 나선 노동당의 에드 밀리반드 당수는 경제 성장을 위해 연립정부가 믿을만한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일자리와 성장을 희생하며 도박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정부의 일자리 감축과 급격한 긴축 속도도 걱정스럽지만 동시에 정부가 보다 장기적인 경제 정책 방향을 제시하지 못해 심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밀리반드 당수는 “캐머런 총리가 금융위기로부터 교훈을 얻는데 실패했다”면서 “급격한 지출 삭감으로 인해 실업률이 높아지고 경기가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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