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지지율 38% 1위, 823개 의석 추가 … 보리스 존슨 런던시장 재선 성공
영국 집권 보수당이 경기침체 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으로 지방선거에서 패배했다.
3일 치른 지방선거 집계 결과 야당인 노동당이 집권 여당인 보수당에 앞선 38% 지지율 속에 34개 지방 의회를 추가로 장악해 대승을 거둔 것으로 4일 나타났다.
이는 2년째 계속 된 긴축정책, 부자 감세, 노인복지 혜택 감소 등에 대한 국민 불만이 가중되고, 광범위한 도청으로 영국을 흔든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과 보수당이 유착됐다는 의혹이 커진 데 대한 결과로 풀이된다.
중간 선거가 치러진 지방의회 181곳의 개표 결과 노동당은 823개 신규 의석을 추가한 반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405개 의석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당과 연정을 구성한 자유민주당은 336개 의석을 잃었다.
정당별 지방의회 의석수는 노동당 2천158석, 보수당 1천5석, 자유민주당 431석, 스코틀랜드국민당(SNP) 424석, 웨일스민족당 158석 순이었다. 선거 투표율은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32%로 집계됐다.
보수당의 지지율은 31%로 노동당의 38%보다 7% 포인트 뒤져 최근 두 정당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극우정당인 영국독립당(UKIP)은 지지율이 13%로 상승해 보수당 표를 잠식한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여당은 집권 중반기에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지지율 하락을 겪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거듭된 실정과 경제 활성화 실패에 따른 지지율 하락 추세를 반전시키지 못하면 2015년 총선에서 재집권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노동당 에드 밀리밴드 당수는 “영국이 요구하는 변화를 노동당이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선거 결과를 평가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경제난 등의 요인으로 의석을 잃은 지방의원들을 위로하면서 “정부는 옳은 일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부채와 재정 적자, 경제난 등 난제를 계속 풀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런던시장 선거에서 현직 시장인 보리스 존슨(47) 보수당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다.
존슨 시장은 4일 전날 치른 선거 개표 결과 1,2차 득표율 합계 51.53%로 야당인 노동당의 켄 리빙스턴(66) 전 시장을 3.06%포인트 차로 제치고 임기 4년의 런던 시장으로 선출됐다.
존슨 시장은 소속당의 지지율 하락에도 개인적인 인기에 힘입어 개표 초반부터 우위를 지킨 끝에 당선해 지방선거에 참패한 보수당에 위안을 줬다.
존슨 시장은 이번 선거가 정책 대결보다는 인물 선거로 흐르면서 불리한 정당 지지율을 극복하고 4대 민선 런던 시장으로 올림픽을 치르게 됐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추진력 강한 괴짜 이미지를 앞세워 경제적으로 강력한 런던시 건설을 공약으로 표방했다.
2000년 초대 민선 시장을 지냈던 리빙스턴 전 시장은 노동당 지지 민심을 기반으로 막판 역전을 노렸으나 구세대 정치인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해 4년만의 재대결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이밖에 노동당의 조 앤더슨은 리버풀에서 첫 민선시장으로 당선됐으며 뉴캐슬, 맨체스터, 브래드포드, 코번트리 등 8개 지역의 시장 직선제 도입 찬반투표는 부결됐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