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청, 보안상 입국심사 간소화 어렵다
장시간 줄 서기로 악명 높은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의 입국 심사가 런던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공항의 입국 심사 처리능력이 한계점에 이르면서 극심한 지연 현상이 나타나자 영국 국경청이 공항 운영사에 협조 공문을 보내 이를 감추려 했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히스로공항을 운영하는 BAA는 최근 입국 심사에서 극심한 정체가 빚어지자 여객들에게 불편을 사과하는 안내문을 배포해 국경청과 갈등을 빚고 있다.
국경청은 BAA의 전단 배포가 알려지자 협조 메일을 보내 심사 지연을 정부 책임으로 돌려 입국자를 자극하는 안내문 배포를 즉각 중지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경청은 협조문에서 입국자들이 줄이 길게 늘어선 입국장 모습을 촬영해 SNS나 블로그에 올리지 못하도록 사진 촬영을 금지할 것까지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BAA는 전단에서 입국 심사 지연은 정부의 책임이므로 항의는 영국 내무부에 해야 한다고 안내해 국경청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분석됐다.
BAA 측은 히스로 공항의 입국 심사가 지연되는 데 따른 여객들의 항의를 무마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사과 안내문을 배포했다고 밝혔다.
국경청은 입국심사 처리 단축을 위해 심사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여론에도 보안상의 이유로 지나친 간소화는 어렵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올림픽 때문에 입국 심사가 너무 느슨해졌다는 전직 청장의 발언 이후 입국 심사를 강화해 최근 입국 대란이 초래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감독 당국인 내무부가 반발하자 BAA는 공항경비대와의 공동 발표문을 통해 “히스로공항의 입국심사는 대부분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국경 보안은 신속한 입국심사보다 더 중요하다”며 한발 물러선 상태다.
그러나 대다수 항공사는 보안상의 이유로 여객들에게 입국 지연을 무조건 감수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올바른 해결법이 아니라며 반발하고 있다.
보수당 소속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도 “영국의 관문인 히스로공항의 악명 높은 입국 심사가 영국의 국가이미지를 깎아 먹는다”며 내무부를 향한 비판에 가세했다.
노동당의 짐 피츠패트릭 항공담당 대변인은 “여객들에게 어디에 항의해야 할지 알리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이를 감추려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