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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즈 감염자이면서 무분별한 성관계로 파문을 일으킨 택시운전사 전모 씨가 13일 충북 제천경찰서에서 얼굴을 가린 채 조사를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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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공포 ‘날벼락’
검진신청 20배 늘어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환자가 6년여간 충북 제천지역에서 여성들과 무분별한 성관계를 가져온 사실이 드러났다.
13일 충북 제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일 검거된 여성 속옷 절도범 전 모(27)씨는 2003년 군 신병훈련소에서 에이즈 환자로 판명돼 제대한 뒤 질병관리본부의 정밀 진단을 거쳐 에이즈 환자로 등록됐다.
이때부터 제천 지역에서 택시기사 일을 시작한 전씨는 절도 혐의로 체포되기 전까지 단란주점과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는 여성들과 술에 취한 택시 승객 등 수십명과 성관계를 가져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경찰은 밝혔다.
검거 당일 아침 전씨의 제천시 청전동 원룸을 급습한 경찰은 400여장의 여성 속옷, 여성 10여명과 성관계 장면이 촬영된 휴대전화 영상파일을 압수했다.
전씨는 택시기사로 일하며 술에 취한 여성승객 등을 자신의 원룸으로 유인해 성관계를 갖고 이를 촬영해 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전씨를 상대로 조사를 진행해 지난해 10월 중순께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확인된 여성 A(29)씨를 불러 조사했으며 전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화번호를 바탕으로 3∼4명의 여성에 대한 신원을 추가 확인 중이다.
경찰은 후천성면역결핍증 전파 매개행위 혐의로 전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여죄를 캐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내년 9월 ‘2010 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 개최에 전력을 쏟고 있는 제천시는 이번 사건으로 ‘청풍명월 한방 고장’의 이미지에 타격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술집 등에는 이번 사건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제천 도심에서 단란주점을 운영하는 최모 씨(40)는 “가뜩이나 손님이 없는데 이번 파문으로 이전보다 손님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울상을 지었다. 제천 중앙로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주말에 손님들이 ‘재수 없다’며 도우미 부르는 걸 꺼리더라”고 털어놨다.
연합뉴스=본지특약